다른사람들에 비해 적지 않은 기간동안 군 생활을 하면서 군대라는
조직이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한 개인의 뛰어난
역량이 아닌 구성원의 단결과 화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군은 유사시
자신의 생명을 초개와 같이 버려야만 하는 조직으로서 군에 있어서의 단결이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맹자(孟子) 공손추하편의 맨 첫머리에‘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개개인의 단결이라는 뜻이다. 이어 맹자는 다시‘인화를 이룩하는 근본
조건은 위정자(윗사람)가 백성(아랫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도리에 벗어나지
않는 올바른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바로 윗사람의 행동거지에
따라 국력이 좌우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군이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장병들의 단결이며, 이
단결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간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능한 간부는 적보다 무섭다.”처음 내가 군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이 말은
내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간부의 길을 걸어오면서 자칫 나태해지는 나를 발견
할 때마다 항상 이 말을 상기하면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적보다 무서운
무능한 간부가 되지 않기 위해 나는 항상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모습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지금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무능한 간부는 왜 적보다 더 무서운 것인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무능한 간부는 군의 단결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무능한
간부는 그 무능력으로 인해 병사들, 그리고 타 간부들과의 갈등의 소지를 만들어
낸다. 유능한 간부는 심사숙고하여 결정한 내용을 병사들에게 지시하여 일을
완수하는 반면, 무능한 간부는 몇 번씩 같은 내용의 일을 시행착오를 거치며
시킴으로 인해 병사들에게 짜증을 유발시키고, 궁극적으로 간부를 불신하게
만든다. 또한 무능한 간부는 가까이 있는 사람까지 무능력하게 만든다. 무능한
간부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은 차츰 일에 의욕을 잃게 되며, 자포자기 상태로
흘러가게 된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러한 분위기가 부대에 만연하게 되면 부대원
모두가 스스로 무능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상태가 되었을 때 군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톱니
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움직여야 하는 군에 있어 무능한 간부 한 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는 막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무능한 간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솔선수범(率先垂範)이다. 즉, 다른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그런 일을
먼저 찾아서 하는 자세, 다른 사람에게 시키는 것이 아니라 먼저 손을 걷고
일에 뛰어드는 자세, 방관자적인 모습이 아닌 진취적으로 일을 추진하고자
하는 자세가 바로 솔선수범이다. 무능한 간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둘째, 간부에 걸맞는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부하보다 더 많이 알고,
군사적으로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 항시 연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무능하고 부지런하기만 한 사람은 밑에 있을 때는 모르나, 윗사람이
되었을 때는 자신은 물론 아랫사람에게 많은 피해를 가져다준다. 옛말에‘무식한
사람은 손발이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즉, 무능한 간부는 아랫사람을 고생시키는
사람이며, 이러한 환경에서 병사들의 충성과 단결을 바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셋째, 도덕적으로 청렴하고, 진실하며, 정직해야 한다. 즉, 병사들에게 신뢰받는
간부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의 저명한 사상가인 후쿠야마는 그의 저서
‘트러스트’에서 ‘신뢰는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도덕적으로 청렴결백해야 하며, 부하들과의 약속은 사소한
것이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며, 이해관계가 아닌 정으로써 친자식처럼 부하를
대하며,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려 부하들에게 화난 모습을 보여선 안되며, 부하
에게 신뢰받기를 원하기 보다 먼저 부하의 장점위주로 보면서 부하를 먼저
믿고 신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바로 알고, 수행해야 한다. 클라우
제비츠는‘지위가 높을수록 무능해지는 사람이 있다. 단순하고 용감한 것만으로
는 고급간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즉 이 말은 초급
간부는 초급간부에 맞는 능력을, 고급간부는 고급간부에 맞는 능력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키워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무능한 간부가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유능한 참모들을 만난 백마
부대에서 더욱 큰 빛을 발하게 되었다. 나는 그 점에 대해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
책에서 소개되는 여러 가지 성과는 유능한 간부들이 힘을 모아 이루어낸 작은
결정체라고 말할 수 있다.
'창조,생각 군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유로, 적 고속침투 어림없다 (0) | 2009.01.26 |
---|---|
작전환경 변화에 즉응하라 (0) | 2009.01.26 |
하 면 된 다 !! (0) | 2009.01.25 |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업무추진 (0) | 2009.01.25 |
차별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와 실천 노력 (0) | 2009.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