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교토에 대한 이미지를 물으면 금각사, 기요미즈데라, 마이코, 아기자기한 기념품등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저또한 교토에 대한 최초의 이미지는 아마 같은 것 같습니다.
이런 화려한 이미지가 지나고나면 마음의 평화라는 애매모호한 개념이 머리속을 맴돌게 됩니다.
일본 최고의 관광지이자 140만명이 사는 대도시이지만, 살짝 대로 안쪽으로 들어가면 전혀다른 분위기로 변합니다.
현대적 도시와 화려한 관광유적지에 사람들로 붐비고, 기념품상점이 늘어서있는 곳에서 골목길쪽으로 들어가면 교토시민의 일상적인 삶을 느낄 수 있는 나즈막한 주택지나 소박한 시장을 만날 수 있는 거죠.
교토에는 아름답고 소박한 小路들이 넘치지만, 그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곳은 아라시야마에 있습니다.
교토의 대표적 관광명소중의 하나인 아라시야마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화려한 정원을 가진 텐류지나 대나무 숲으로 유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작은 길에 간혹 눈에 띄는 기념품점과 소박한 가게, 길을 지나다보면 논이나 밭도 나타나곤 합니다.
아라시야마에서 대표적 관광지인 니손인과 다이카쿠지를 잇는 1.5km의 길은 정말 평범한 동네길입니다.
관광지에서 약간 안쪽에 있는 동네길이어서 기념품점도 거의 없고 그냥 일반시민의 집들과 가게가 늘어서 있습니다.
가정집은 절대 2층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길을 걷다가 조금 머리를 들면 앞산이 보이고 그러면 이내 마음이 편해집니다.
눈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어서 시야가 안정되서일것 같습니다.
지나다보면 집들은 상당히 단정한 모습입니다. 마당은 거의 없지만 대문과 집과의 그 조그만 공간에 나무나 꽃을 심어 조금이나마 자연에 다가서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조그만 커피솝에 감을 발처럼 드러워놓았습니다.
이러면 곶감이 되려나^^
시절이 늦가을이어서 그런지 가을 정취가 묻어납니다.
이 길은 한 세번 걸어보았습니다.
원래는 그냥 지나가는 길로 끝날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던 곳이지만, 한번 두번 지나가면서 정 비슷한 것이 들었습니다.
봄과 가을 두번 지났지만, 그동안 변화가 거의 없었죠. 3년이라는 기간에 불구하고 간판도 같고, 기와집 앞에 진열한 기와가 같고, 길가의 집도 증축이나 개축도 없었고..
요즘은 변화가 없다는 것이 어찌보면 행운일 정도로 주변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 같습니다. 변하는 것도 뒤집어버리는 정도죠.
정취있던 동네가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하루아침에 횡한 공터로 변하더니 바로 초고층 아파트로 덮입니다.
이런일이 언제나 어느곳에서나 접하게 되다보니 1년정도 후에 어떤 곳을 다시 갔을때 주변이나 그곳이 그대로 있으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될 지경에 이르게 되었네요.
삼청동... 여기는 이제는 갈때마다 새로운 가게, 건물이 들어서고, 그 분위기도 계속 돌변하는 것 같습니다.
정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천박함만이 느껴집니다. 뭐 인사동은 예전에 끝났고...
일본 사원등에서 곧잘 보게되는 빗물받이입니다.
그냥 긴 통을 세워도 되지만, 이렇게 줄줄이 매달아놓으니 시각적으로 보기좋네요.
저것에서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를 한번 듣고도 싶은데...
이런 것이 신구의 대조가 아닐까 합니다.
고색창연한 집과 최신식 자동차..
교토에서 느끼는 감정을 응축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네요.
그래도 어울리는 건 큰 차는 거의 없고 저런 아기자기한 소형차가 많아서 일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아파트에 살지않고 주택가에 살고 있는데, 좁은 골목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니 수용이 불가능한 대형차들로 넘쳐납니다.
스타렉스, 산타페에 그랜저, 소나타가 대부분이죠. 그걸 한쪽에 세우면 다른 차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가야 하니...
이런 주차장도 부족하고 길도 좁은 동네에 마티즈나 모닝등 소형차는 거의 없습니다.
정책이 잘못 된건지 민족성이 큰걸 좋아하는 건지 모르지만, 답답해집니다.
이제 길 사진이 나오네요^^
정말 좁은 길이죠. 근데 이길이 위의 지도에서 보면 알듯이 메인입니다.^^
정식으로 번호가 달린 길이라는 거죠.
그런 길이지만, 차가 한대 지나갈 여유밖에 없는 것 같네요.
일본 가정의 담을 장식하는 식물입니다.
이 식물은 사각형으로 잘라서 담같이 쓰곤 하는데, 저런 빨간 열매가 달리더군요.
한국에서는 잘 보지는 못했지만, 회사에도 심어져 있긴 했습니다.
가을에는 이걸 망까지 씌워서 나중에 수확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
무척 궁금하네요.
담마다 이렇게 화분을 걸어놓아 사철 꽃을 피웁니다.
가을이라 국화가 집집마다 피어 있더군요.
상막하기까지 한 집주변의 담을 보면 참 부럽기만 합니다. 회색과 벽돌색으로 덮인 음침한 도시... 참 대조적입니다.
어릴 적 보았던 우체통이 이렇게 서 있습니다.
이제는 큰길을 나와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우체통을 이런 이국땅에서 만나니 반갑기만 합니다.
일본에 와서 추억을 느끼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그러면서도 고이즈미 쥰이치로 수상이 개혁이랍시고 한 우정민영화는 잘 되어가나 하는 걱정도 들고요.
정치의 구태의연함도 전통의 일부인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도 올려보았던 선거벽보입니다.
요즘들어 인기가 올라가는 일본공산당의 벽보.. 한국에서는 볼수도 없고 봐서도 안되는^^ 공산당입니다.
일본이나 우리나 비정규직의 문제나 신구세대의 격차가 확대되어 이제는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안정된 구세대와 겨우 벌어먹고 살기도 힘든 신세대.. 갈수록 줄어드는 정규직과 기회의 불평등..
일본의 경우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해서 우리같으면 벌써 대규모 데모나 폭동이 일어났어야 하지만, 역시 조용한 민족인지 무기력한건지 모르겠네요. 하긴 2대 국회의원은 기본이고 3,4대가 대를이어 정치라는 직업을 세습하는 나라, 자민당 1당독재의 국가이니, 무늬만 민주국가인가하는 의문이 드는 일본입니다.
잠시 복잡한 생각을 하다가 다시 아름답게 꾸며진 꽃담을 보면서 머리를 비웁니다.
실상을 잊게하는 진통제와 같은 풍경^^
멀리 세이료지가 보입니다.
이곳까지 오니 관광지를 느끼게 사람들이 많아지죠.
이곳을 지나가는 한국사람은 드룰겠지만, 그래도 꽤 유서깊은 사찰입니다.
건물도 웅장한 편이고...
절 한쪽에 있는 두부전문점도 꽤 유명합니다.
절 안 노천에서 두부요리를 즐기는데는 대략 3천엔정도가 듭니다. 다만 1인분은...
우리와는 퍽 다른 문화입니다.
절에서 음식파는 것도 그렇고, 대놓고 자리펴고 요리먹는 것도 그렇죠.
수행을 해야하는 사찰에서...
그러나 일본에서는 자주 보이는 풍경입니다.
두부자체가 절에서 유래한 음식이니...
정진요리라고 해서 절 전문요리집도 있을 정도죠.
애완동물 용품점에 걸린 간판입니다.
참 센스가 느껴지는 간판이죠.
오스트리아의 찰츠부르크의 간판이 유명하다고 하지만, 이 정도면 뒤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참 소박한 우편함입니다.
투박한 나무로 만든 우편함이고 빛도 바래 세월이 느껴집니다.
얼마나 이곳에 서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주변을 단정히 정비한 모습이 주인의 정성어린 손길이 느껴집니다.
드디어 길의 중간인 세이료지입니다.
출입문의 정면에 이렇게 음식점 입간판이 서 있습니다.
교토의 절은 이해하다가도 못하는 점이 많습니다. 일단 너무 세속적입니다.
세이료지는 경내를 돌아보는 것은 무료지만, 방장정원등을 보려면 또 입장료를 내야죠. 물론 문화재 정비를 위해 기꺼이 내놓는 돈이긴 하지만, 그 금액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 많은 사원이 있는 교토지만, 스님 보기는 참 힘듭니다. 길에 돌아다니는 승려도 드물고, 비구니는 거의 없고, 사찰에 가도 주변에 돌아다니는 건 다 관광객입니다. 관리인들 아니면... 다들 숨어있는 듯 합니다.^^
다시 세이료지를 나오니 차들로 꽉 차 있습니다.
가을철 아라시야마에서는 자주 접하는 풍경이지만, 이곳까지 그 영향이 미칠지는 몰랐죠.
교토는 차가지고 올 곳이 아닙니다. 주차비도 살인적이고, 무엇보다 길도 좁고 해서 곳곳이 대책없이 정체됩니다.
그냥 차에서 있느니 걸어다니는 것이 낫죠. 다만 버스도 묶이면 대책이 없습니다.
그래서 교토는 고달픈 도보여행을 강요하는 곳이기도 하죠^^
길가 좁은 주차장에 앙증맞기까지 한 큐브등이 주차되어 있네요.
저 큐브가 내년에 수입된다고 하는데, 엔고로 인해서 그리 메리트가 없어 보입니다. 연비는 부럽지만...
조금은 황당한 헤어샾이네요. 비보이라...
유치한 간판이지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사진을 찍습니다. 그래도 이 헤어샾은 주차장도 갖추고 있네요.
다이카쿠지로 이어지는 곧게 뻣은 길입니다. 편도 1차선밖에 되지 않지만, 아라시야마에서는 주요버스가 지나가는 메인스트리트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절대 차 가지고 오면 안되는 거죠^^
저날 다이카쿠지 관람 끝나고 버스타고 내려오다가 중간에 대책없이 서 있어서 내려 아라시야마 역까지 걸어갔습니다.
교토여행에서 그런 적은 처음인것 같았죠.
빨간 큐브, 파란 번호판, 번호는 올 세븐(7). 죽이네요.
간혹 이렇게 기모노를 입고다니는 여성들을 볼 수 있죠.
일본도 전통복장을 입고 있으면 사진세례를 당합니다. 그만큼 입는 사람이 적다는 거죠. 그래도 우리보다는 많긴 하던데...
길 중간에 있는 주유소(가솔린스탠드)입니다.
당시 휘발류 레귤러가격이 149엔이네요. 요즘은 110엔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당시 환율로 1200원정도로 국내보다 훨씬 싼 편이었습니다. 이제는 110엔이라도 1650원이나 되네요.
이제 일본에서 렌트하기는 불가능하겠네요^^ 기름은 기름이고, 살인적인 톨비는 대책이 없습니다.
참 멋있는 단풍나무를 집앞에 심어놓은 집입니다.
이 주변이 조금 고급주택이 많았습니다. 양쪽으로 커다란 대문과 약간 높은 담장. 앞에는 기화요초^^를 심어놓았고요.
서민주거지가 아니 고급주거지란 이미지가 떠오른 곳이긴 한데, 큰 위화감은 없는 편입니다.
지나다니는 행인들의 모습.. 옷 입는 것의 사소한 차이를 제외하면 인종적 차이가 거의 없는 한국과 일본을 느끼게 됩니다.
일본과 우리가 민족적 감정이 사나운 것이 역사적인 건지 정치적으로 조작된 감정인지 전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독도문제도 무슨 일만 있으면 터지는 일이라 일본이 우리정권을 도와주는 건지.. 모를 정도죠.
조직화된 민족감정과 애국심은 참 위험한 것입니다.
중국의 비뚤어진 애국심을 보며 비판하고 위협이라고 느끼지만, 그 원조는 우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학교교육과 언론, 정부에 의해 세뇌된 애국심..
최근 개봉예정인 독도를 다룬 영화를 보면서 그런 불안감이 드는건 제가 잘못된 걸까요?
드디어 종점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다이카쿠지가 원래 사가천황의 이궁이 있던 곳이고, 옆의 오사와노이케라는 호수가 일본에서 최고로 오래된 인공호수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곳이어서 어소(고쇼)라는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현관에 드리워진 휘장에는 선명한 황실문양인 국화문이 그려져 있기도 하고요.
다이카쿠지는 나중에 제대로 다룰 예정입니다.
참 마음을 편하하게 해주는 곳이죠. 봄에도 좋고, 가을에도 좋고, 추석보름달을 보는 곳이고도 하고요.
별것 아닌 골목길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니지만, 억지로 마음의 안정을 펼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합니다.
제 개인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분에게는 참 따분한 곳일 수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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