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야, 학교 가야지!"
"싫어! 이런 얼굴로는 가기 싫단 말이야!"
나날이 거칠고 우울해가는 딸의 모습은 엄마의 가슴을
송곳으로 후벼파듯 고통스럽게 했지만,
도통 달래줄 길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시간이 흘러 열여섯번째
생일날이 돌아왔습니다.
물끄러미 치자꽃을 보고 있던 민주가
몇 달만에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 누가 나한테 꽃을 보냈을까?"
"글쎄, 누굴까? 아마 우리 딸을 좋아하는 남학생이겠지?"
"치이, 누가 나 같은 걸 좋아해?"
그런데 치자꽃 화분과 쪽지는 매년 민주의 생일날이면
어김없이 배달 되었습니다.
하얀 치자꽃 향기와 사랑의 메시지는 민주의 마음속에
굳게 채워진 빗장을 서서히 풀어주었습니다.
민주는 밝고 아름다운 심정을 지닌 처녀로
성장 했습니다.
민주의 고운 마음씨는 한 남자의 마음을 흔들어놓았고,
민주는 그 멋진 남자와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민주의 결혼식 날,
엄마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엄마, 울긴 왜 울어? 오늘같이 기쁜 날."
"우리 민주 결혼하는 모습을 보니 이제야 편히 눈을 감겠구나."
몇 달 후,
엄마는 끋내 오랜 병고를 이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그해부터,
생일이 되어도 치자꽃이 배달되지 않았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엄마가 돌아올 수 없는 먼곳으로
떠난 것뿐인데.....
민주는 그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누가 여태 치자꽃을 보내왔는지,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빠꾼 것은 치자꽃이 아니라
한결같은 엄마의 사랑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행복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