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짝의 등불, 정은숙
산골짝 내 고향 나의 집에 창가에 등불이 비치네
아들 돌아오기 기다리며 어머님 기도해 주시네
꿈속에 보이는 나의 집 등불이 밝게 비치는 곳
어둔 밤 비치는 저 등불이 나의 발길을 비추이네
어둔 밤 비치는 저 등불이 나의 발길을 비추이네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中)
지난 2007년말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라 보엠' 공연 도중 발생한 화재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던 정은숙 전 국립오페라단장(65ㆍ세종대 성악과 교수)이 소프라노 가수로 다시 돌아왔다. 오는 11월 23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독창회를 연다. 성악가로서는 황혼기인 60대의 나이, 그것도 국립오페라단 단장으로 일하면서 7년간 노래를 하지 않았던 그가 독창회를 연다는 것은 여느 성악가의 경우와는 사뭇 다르다. "2001년 오페라 무대 데뷔 30주년 기념 독창회를 열고 얼마 안 됐을 때 국립오페라단 단장직을 맡았어요. 내 안에는 아직 좀 더 노래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단장직을 수행하는 동안은 도저히 노래할 시간이 없었죠. 그게 늘 해소되지 않는 허전함으로 남아 있었어요."
그는 단장직을 그만두고 학교(세종대)로 돌아와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내면에 잠들어 있던 연주자로서의 열정을 되찾았다. 무대에 다시 서고 싶어졌다. 물론 부담도 컸다. 오랫동안 오페라단 단장으로서 후배 성악가들을 이끄는 입장이었던 만큼, 이미 세계적인 위치에 올라 있는 후배와 제자들에게 전성기가 지난 자신의 노래를 들려준다는 사실이 두려워지기도 했다. "요즘도 하루에 몇 번씩 '내가 이걸 해야하나' 생각해요. 하지만 노래한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기 때문에, 교수로서 조용하게 연구 발표하는 기분으로 무대에 서려고요."
그는 이번 무대에서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2부 공연에서는 '고향' '사랑' '그리움' '못 잊어'라는 제목의 한국 가곡을 두 곡씩 묶어 부른다. 그는 "젊은 시절 한창 오페라 가수로 활동할 때는 소리를 다듬는 데에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나이 들어 가곡을 부르니 가사를 음미하는 즐거움이 커진다"며 "'고향' '사랑' '그리움'에 대한 노래를 준비하면서 인간이 가진 모든 사랑의 정서는 결국 어머니에게로 통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heraldm.com
1부 - 베르디의 '오 자비를, 슬픔의 성모여', '유혹',
브람스의 '진실한 사랑', '무덤에서',
프란츠의 '어머니, 내게 노래해 줘요', '가을에' 등
진지함과 서정성이 어우러진 서양 가곡을 선보인다.
2부에서는 '고향', '사랑', '그리움', '못잊어'를 제목으로 하는 한국 가곡을 2곡씩 들려준다.
- 시아버지인 고(故) 문익환 목사의 시에 이건용이 곡을 붙인 '사랑',
- 고은의 시에 김형성이 곡을 붙인 한국 초연곡 '고향',
- 2001년 사별한 남편 문호근(오페라 연출가)을 떠올리게 하는 김동진의 '못잊어' 등
의미 깊은 한국가곡들을 골랐다.
정은숙 교수는 "오페라 제작에 열정을 쏟느라 오랫동안 본업인 노래를 멀리했다"며
"오랜만의 무대를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까 초조함도 느끼지만,
고향인 노래로 다시 돌아와 설레고, 기쁘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임미정(한세대 교수)이 반주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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